1. 2007/10/17 버림받은 짝짓기, 케이블과 눈맞다
  2. 2007/07/19 우리도 올스타전 한다! (2)

버림받은 짝짓기, 케이블과 눈맞다

c o l u m n 2007/10/17 15:08 posted by 곱씹다

공중파 방송의 주말 저녁을 책임져 온 예능 프로그램의 한 유형이 사라졌다. ‘짝짓기 프로그램’ 얘기다.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펼치는 경쟁으로 이뤄지는 짝짓기 프로그램은, 지난 몇 년 간 공중파 방송 3사에서 앞다퉈 편성한 '시청률 보증수표'였다.  

이처럼 한때는 잘 나갔던 짝짓기 프로그램이 지금은 어디로 갔을까? 채널을 좀 더 돌려 케이블 방송으로 건너뛰면 사뭇 달라진 모습의 짝짓기 프로그램과 재회할 수 있다. 공중파 방송에서 쫓겨나 케이블 방송에 새 둥지를 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의 형식으로는 공중파 방송에서 더 이상 안 팔렸기 때문. 그런데 시청자들이 외면한 까닭은 공교롭게도 짝짓기 프로그램이 케이블 방송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까닭과 맥을 같이 한다.

'진정성' 잃은 짝짓기에 시청자들 외면

짝짓기 프로그램의 매력은 단연 남성과 여성이 맺어지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조마조마함’이었다. 시청자들은 MBC의 <목표 달성 토요일> ‘애정만세’에서 김동완·성시경·이성진·이지훈 중 ‘꽃님이(김꽃님)’가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KBS의 <자유선언 토요 대작전>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에서 엇갈리는 이지훈·김빈우 커플은 어떻게 될 것인지, 함께 마음을 졸이는 것이다.  

비록 방송이라곤 하지만, 때론 아쉬워하고 때론 기뻐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일정 부분 진심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출연했던 일반인이 연예인으로 데뷔하거나 신인 연예인이 이름을 알리기 위한 모습으로 비치면서, 짝짓기 프로그램은 연예인 등용문이 돼 버렸다. 시청자들 입장에선 출연자들의 모습이 ‘뜨기 위한 몸부림’인지 실제 감정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졌다.     

이후 이어진 MBC의 <강호동의 천생연분>과 SBS의 <일요일이 좋다> ‘X맨’에서도 수시로 변하는 연예인들의 마음에 ‘기어이 그와’ 짝이 돼야 하는 이유는 금세 무색해졌다. “사랑이 변하니?”라고 물으면 “매주 변한다”고 답할 듯한 모양새였으니. 

결국 짝짓기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펼치는 구애의 진정성이 의심받게 된 것이다. 짝짓기 프로그램에서 정작 짝짓기의 당위성을 잃은 셈이다. 그러니 시청자들 역시 그들이 '커플'이 되건 '폭탄'이 되건 관심을 둘 이유가 없어졌다.  

이 때문에 짝짓기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장기자랑 등 볼거리로 연명했지만 이미 진부할 대로 진부해진 터. 마침내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당하던 짝짓기 프로그램은 올 초 SBS의 <실제상황! 토요일> ‘선택남녀’가 종영한 데 이어 KBS의 <해피선데이> ‘여걸식스’가 개편을 하면서 공중파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다.

"완전 사랑합니다, '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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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10월16일부터 2006년10월21일까지 방영된 SBS의 <실제상황! 토요일> '리얼로망스 연애편지'의 한 장면. ⓒ SBS


그렇다면, 케이블 방송이 공중파 방송에서도 버림받은 짝짓기 프로그램을 차용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상대적으로 공중파 방송보다 규제가 덜한 케이블 방송의 환경에 기인한다.

무엇보다 케이블 방송에선 짝짓기의 당위성부터 분명히 할 수 있었다. ‘꼭 그와’ 맺어져야 하는 이유로 ‘근거 불충분’한 ‘사랑 타령’ 외에 ‘근거 충분’한 ‘돈’이 들어간 것이다. 돈과 사람의 감정을 맞바꿀 수 있는 콘셉트가 공중파 방송에선 가당키나 했을까. 이는 당연히 케이블 방송에서였기에 가능한 '게임'.  

그래서 케이블 방송의 짝짓기 프로그램은 ‘돈이냐 그냐를 택하라’는 식이거나, 아니면 아예 대놓고 ‘돈을 얻기 위해선 그의 선택을 받아라’는 식이다. 현재 방영 중인 MNET의 <조정린의 아찔한 소캐팅> 시즌3, 시즌2를 준비 중인 tvN의 <러브룰렛 연상연하>의 시즌1, 지난 8월 종영한 XTM의 <러브 인 몰디브> 등이 그렇다.

그러니 케이블 방송의 짝짓기 프로그램에선 굳이 “완전 사랑합니다”라는 눈에 보이는 거짓말 따윈 하지도 않아도 된다. 혹시 “완전 사랑합니다, ’돈‘을”이라면 모를까.

실제로 출연자들은 그 대신 돈을 택하기도 하고 돈을 얻고자 그에게 필사적으로 구애를 한다. 그리고 시청자들의 관심 역시 ’그와 돈 중 무엇을 택할까’, ‘누가 과연 돈을 거머쥘까’로 이어진다.  

더불어 짝짓기 프로그램은 한결 ‘발칙’해졌다. 공중파 방송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했을 일이 ‘케이블에서는 케이블의 법에 따라’ 벌어지는 것이다. 이를테면, MNET의 <조정린의 아찔한 소캐팅>(시즌3)은 기본적으로 소위 킹카·퀸카라는 출연자가 상대 출연자의 외모를 조목조목 평가한다.  

출연자들의 발언과 행동도 거침이 없다. 출연자들은 욕도 서슴지 않는데, ‘삐~’ 소리로 처리할 뿐 대체로 여과 없이 방송된다. 킹카가 도전자에게 “신발이 강북 같아요”라고 막말을 하거나 탈락된 도전자가 퀸카의 얼굴에 물감을 칠하고 콩알탄을 쏜 일은 온전히 전파를 탔다.  

이런 까닭에 지나치게 ‘솔직(?)’한 출연자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하지만, 외모가 출중한 출연자가 준연예인급의 인기를 구가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는 돈과 함께 어떤 ‘굴욕’도 견디게 하는 힘이리라.  

또 다른 짝짓기 프로그램을 보면, 과도한 노출과 신체 접촉도 만연하다. ‘19세 미만 시청 금지’ 표시를 하고 일찍 잠드는 착한 아이를 피해 자정시간에나 방송한다는 점이 면죄부라면 면죄부. 지난 8월 인기리에 종영한 XTM의 <몰디브 인 러브>는 출연자들의 야시시한 의상과 야릇한 신체 접촉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 가장 센 수위를 넘나들었던 XTM의 짝짓기 프로그램 <S2>는 한 남성의 선택을 받으려고 다수의 여성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춤을 춘다든지 발로 남성의 몸을 더듬는 모습을 방송해, 지난해 6월 '방송 중지' 처분을 받았다.  

시즌을 거듭하는 짝짓기, 어디까지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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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2를 준비 중인 tvN의 <러브룰렛 연상연하>, 출연자 모집 페이지. ⓒ tvN


이렇듯 짝짓기 프로그램은 케이블 방송에서 물질만능주의와 선정성을 덧입고 다시 ‘시청률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쩌면 이들의 만남이 필연적이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이에 방송위원회도 케이블 방송의 짝짓기 프로그램에 대해 징계로 맞서고 있지만, 각 방송의 짝짓기 프로그램은 상관없다는 듯 오히려 시즌을 거듭하며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는 모습이다.

케이블 방송에서 본색을 드러낸 짝짓기 프로그램의 모습을 보면, 이젠 어디까지 갈지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
 
 

우리도 올스타전 한다!

s k e t c h 2007/07/19 20:57 posted by 곱씹다

춘천 의암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군 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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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견 야구인 모임 '일구회'와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의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 ⓒ 이덕원


18일 오후, 춘천 의암야구장에서는 모처럼 ‘뜻 깊은’ 경기가 열렸다. '2007 퓨처스 올스타전'. 퓨처스 올스타전이란 각 프로야구팀의 2군 선수 중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을 뽑아 펼치는 특별 경기다.


전날 열린 1군 올스타전이 원년부터 매년 열려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데 반해, 2군 선수들의 올스타전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이날이 ‘처음’이었다.


관심과 우려를 동시에 받은 올스타전


그런 만큼 '2군 선수들의 올스타전이 흥행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 게 사실이다. ‘춘천’이라는 소도시에서 평일에 열리는 경기인 데다가 유난히도 무더운 날씨, 여기에 축구대표팀이 인도네시아와 치르는 아시안컵 경기와 시간대가 겹치기까지 해 관중석은 텅 빌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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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에게 사인을 해주는 박철순 전 코치. ⓒ 이덕원


그러나 오후 4시 퓨처스 올스타전의 식전행사로 열린 중견 야구인 모임 '일구회'와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의 경기를 앞두고 모든 게 괜한 우려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의암야구장은 보기 드물게 가득 찼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준비한 소책자는 일찍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구회와 조마조마의 경기를 앞두고 야구장에는 2000여 명의 관중이 운집했고 이후 그 수는 3500여 명까지 불어났다. 이는 지난 4월20일부터 의암야구장에서 열리기 시작한 프로야구 2군 정규리그 경기 관중 수에 비교하면 실로 엄청난 것. 한림대 야구동아리 'SB'의 이희방(25·통계)씨는 "2군 경기도 재미있어 자주 오는데 관중 수를 보면 항상 300여 명 안팎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관중은 흐르는 세월 탓에 둔해진 올드 스타들의 움직임과 드라마·영화에서와는 달리 실수를 범하는 연예인들의 경기에도 환호했다. 경기 결과는 역시 노련미를 앞세운 일구회의 8-2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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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년 스타들의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선 야구팬. ⓒ 이덕원


일구회와 조마조마의 경기가 끝나고 오후 6시 20분경부터는 의암야구장 2층 출입구에서 박철순 전 OB 베어스 코치, 박노준·이광권 SBS 해설위원, 이용철 KBS 해설위원, 장종훈 한화 이글스 코치 등 왕년의 야구 스타들의 팬 사인회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도 100여 명의 야구팬들이 몰려 추억의 스타를 눈앞에서 마주하는 기쁨을 누렸다.


박철순 전 코치의 사인을 받은 이영태(53·남)씨는 "오래 전부터 박철순 선수 팬인데 직접 보게 돼 참 좋다"면서 "춘천에서도 이런 큰 경기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군 못지않은 2군 선수들의 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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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처스 올스타'들의 사인 공 행사에 자리에서 일어난 관중. ⓒ 이덕원


오후 7시 드디어 퓨처스 올스타 경기가 시작됐다. 남부리그(한화·롯데·KIA· 삼성·경찰)와 북부리그(LG·현대·두산·SK·상무)로 나뉘어 펼쳐진 경기는 1회 남부의 첫 타자인 김문호(롯데)가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시원한 홈런을 날리면서 시작부터 관중을 열광케 했다.

이어 남부는 4회 채태인(삼성)의 솔로포에 이어 5회 북부리그 김광현(SK)의 폭투로 1점을 더 얻어 3-0으로 앞서갔다.
이에 반격에 나선 북부는 5회 말 이두환(두산)의 적시 2루타와 박윤(에스케이)의 중전 안타로 2점을 올렸고, 7회에는 안치용(LG)의 희생플라이로 기어이 3-3 동점까지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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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남부의 첫 타자 김문호(롯데)가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시원한 홈런을 날렸다. ⓒ 이덕원


이후 양팀은 공방전을 펼쳤으나 결국 추가 득점 없이 사이좋게 무승부로 끝났다. 초대 퓨처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에는 3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을 올린 남부의 채태인(삼성)이 선정돼 상금 100만 원을 받았고, 이현승(현대)과 박윤(SK)이 각각 우수투수, 우수타자로 뽑혔다. 이날 선수들은 한국 프로야구 2군 올스타의 첫 대결인 만큼 최선을 다했다.

내년에도 열릴지는 불확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퓨처스 올스타전이 내년에도 열릴지는 확실치 않다고 한다. 다만, 이번 올스타전의 흥행이 존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1군 올스타와 달리 이번 퓨처스 올스타의 경우 오로지 성적만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2군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또 올스타전은 꿈을 향해 달리는 2군 선수들이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는 하루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날 부산에 비해 적다면 적은 숫자이지만, 3500여 명의 관중이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프로야구의 진미에 환호했다는 점이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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