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서울대 인재를 특별 채용합니다’ 기사를 보고
얼마 전, 저는 한 기사를 보고 가슴이 아렸습니다. 지난 17일 <오마이뉴스>의 ‘조선일보가 서울대 인재를 특별 채용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조선일보가 2006년 하반기 수습기자를 채용에서 비밀리에 서울대생들을 ‘특별 채용’하고자 했다는 의혹을 알게 된 것입니다.
먼저, 저는 ‘언론인 지망생’입니다. 한 지방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며 언론인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때문에 주위 선배, 동기, 후배 역시 대부분 저처럼 언론인 지망생입니다.
선배, 동기, 후배 언론인 지망생들이 떠오르다
조선일보의 서울대생 특별 채용 의혹을 접하고 가장 먼저 저와 같은 언론인 지망생 ‘선배, 동기, 후배’가 떠올랐습니다. 매일 저녁 학과 ‘언론 고시반이나 스터디’를 하며 공부하는 친구들, 주말도 반납하고 ‘학보사나 웹진’ 활동을 하며 기사를 쓰는 친구들 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언론 고시반을 마치고 늦은 밤 귀가하던 친구들의 ‘지친’ 발걸음과 웹진에 올릴 기사의 기획아이템을 고민하며 ‘반짝이던’ 친구의 눈동자가 떠올랐습니다.
비단 언론인 지망생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 이렇게 뜨거운 ‘열정’을 불태웁니다. 그리고 그들은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평등한’ 기준에서 실력으로 평가받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해 언론인이라는 꿈을 향해 달리며 설레는 언론인 지망생들에게 조선일보의 서울대생 특별 채용 의혹은 그야말로 맥 빠지게 하는 ‘부조리’라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윤리 의식’을 가장 앞세워야 할 언론사가 모범이 되기는커녕 불공정한 특별 채용을 하고자 했다는 것은 언론인 지망생으로서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기자의 ‘자질’은 무엇인가
이쯤에서 진정 언론인의 ‘자질’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 봅니다. 지난여름 제가 활동하던 웹진은 학교 학술제에 웹진을 출품해 취재비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같은 부문 경쟁상대도 없는 상황이라 월간 웹진임에도 그달 기사를 갱신하지 않은 채 출품키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옆에서 지켜보시던 학과 교수님이 따끔한 충고를 하셨습니다.
“내가 10여 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지만 연일 특종을 터뜨리는 소위 능력 있는 기자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름대로 ‘괜찮은’ 기자였다고 자부할 수 있는 건 단 한 번도 내 양심을 져버리는 ‘비윤리적인 일’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사도 갱신하지 않은 웹진을 출품해 취재비를 마련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슬프구나. 정작 그 돈으로 사회의 비윤리적인 것들을 취재할 수 있겠느냐.”
그렇습니다. 언론인으로서의 첫 번째 자질은 '윤리 의식'입니다. 내가 바르지 않고서야 어찌 ‘바른 기사’를 쓸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뽑아 '올곧은' 언론인 나올까
이번 조선일보의 서울대생 특별 채용 의혹이 사실이라면 조선일보는 언론인으로서의 윤리 의식과 실력을 평가하기 이전에 학벌이라는 ‘그릇된 잣대’로 특권을 부여한 것입니다. 과연 그렇게 ‘낡은 안경’을 끼고 뽑아 얼마나 좋은 기사를 쓰는 올곧은 언론인을 배출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6년 10월19일 작성.
'c o l u m 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들은 왜 '전차남'을 도왔을까? (1) | 2007/07/19 |
|---|---|
| ‘제대로 된’ 남성 포털사이트 없어 (2) | 2007/07/18 |
| '낡은 안경' 끼고 뽑아 올곧은 언론인 나올까 (2) | 2007/07/17 |
| '우리말 파괴'에 대한 인터넷의 자정능력을 엿보다 (3) | 2007/07/17 |
| 드라마를 보며 곱씹은 치매, 그 '가혹함' (1) | 2007/07/16 |
| 어머니에게 배운 콩국수 요리법 (1) | 2007/07/16 |

서브원 KG엔지니어링
동양메이저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