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7/07/18 좋아하는 사람 있는데 어떻게 고백하지? (4)
  2. 2007/07/06 '총알'이 있어야 '총'을 쏘지 (2)
  3. 2007/07/05 아가씨와의 '첫 만남 성공 전략'

좋아하는 사람 있는데 어떻게 고백하지?

p l a n 2007/07/18 01:15 posted by 곱씹다

온라인 커뮤니티 'OO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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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커뮤니티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 인터넷 화면 갈무리


캠퍼스에서 마주친 그 또는 그녀로 인해 가슴 설렌 경험은 시대를 막론하고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음직한 일이다. 볼수록 호감이 가는 그, 첫눈에 반한 그녀에게 용기 내서 고백하고 싶지만 정작 그 또는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저렇게 멋있는데 여자친구가 있지 않을까?", "나 같은 스타일을 싫어하면 어쩌지?" 이렇듯 당연한 고민에 망설이게 되고, 예전엔 이럴 때면 백방으로 수소문해 정보를 수집해야 했다.

그런데 인터넷 세대의 대학생들은 더 이상 친구들을 동원하지 않아도 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 하나만 써도 이성친구의 유무는 물론이거니와 이름, 학번, 이상형, 인간관계 등을 손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카페 내에서 대학별로 운영 중인 'OO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류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처럼 캠퍼스 내 사랑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이러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2002년 11월 강원대의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이 처음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타 대학들의 'OO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이 뒤따라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현재 'OO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류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대학별로 120여 개에 이르고, 이중 강원대·인하대·한림대 등 20여 개는 아직도 활발히 운영되며 새로운 대학문화로 자리 잡았다.


'OO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은 어떤 공간?


"OO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류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까?


가장 처음 문을 연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의 4대 운영자 herbpia(22)는 "캠퍼스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났을 때 매개체가 되기 위해 생겼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커뮤니티를 통해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고 고백하는 형태"라며 "몇 월 며칠 어디에서 어떤 옷을 입은 학생이 마음에 든다는 식의 글들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반면, 학생들은 관심 있는 이성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목적 외에도 나를 찾는 이성의 글이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커뮤니티를 자주 찾기도 한다.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을 거의 매일 찾는다는 김모(24)씨는 "내게 관심이 있다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는데 솔직히 기분이 좋더라"며 "그때부터 또 그런 글이 올라오지 않을까 궁금해 자주 들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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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검색되는 ‘OO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류의 온라인 커뮤니티. ⓒ 인터넷 화면 갈무리


회원 수가 3만 2,000여 명(2006년 11월17일 기준)에 달할 만큼 활성화된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의 경우, 커뮤니티의 역할도 더 커져 이성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것 이외에도 학교행사를 비롯해 분실물 신고, 각종 매매행위, 고민상담까지 맡고 있다.

운영자 herbpia는 "실제로 학교 직원들도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때론 공지를 띄워달라는 부탁을 한다"며 "학생들이 학교 홈페이지보다 커뮤니티를 더 자주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강원대를 대표하는 커뮤니티다 보니 그런 것"이라며 "하지만 이성을 찾는데 매개체가 된다는 처음의 취지는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커뮤니티를 통해 연인도 맺어져


'OO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류의 온라인 커뮤니티 목적은 커뮤니티 이름 그대로 좋아하는 사람과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러한 커뮤니티를 통해 좋아하던 사람과 '잘 된' 사례도 있을까?


강원대에 다니는 이모(24)씨와 최모(24)씨는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덕에 맺어진 연인이다. 2005년 우연히 교양강좌에서 최모(24)씨를 본 이모(24)씨가 커뮤니티를 통해 최모씨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그 결과 올 초부터 연애를 시작해 어느덧 1년여 만나고 있다.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의 특성상 얼마나 많은 사람이 커뮤니티의 덕을 봤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설사 좋아하던 사람과 맺어졌다 하더라도 알려주는 일은 더욱 드물기 때문이다.


사실 '한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의 경우, 초기 커뮤니티 내에 이러한 뒷이야기를 전하는 공간이 있었지만, 참여가 저조해 없어졌다.


"OO과 전지현", 학교 내 스타가 되기도


"OO과 성시경씨, 안경 벗으셨던데 안경 안 쓰시니까 더 멋있어요!"


2005년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에 올라왔던 글 중 일부다. 대개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을 때 인상착의를 설명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이처럼 특정 연예인을 닮은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OO과 성시경', 'OO과 전지현'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누린다.


실제로 한림대에 다니는 박모(24)씨는 한때 '한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에 자주 글이 올라오면서 학교 안팎에서 사람들로부터 준연예인급 수준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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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에 올라온 글. ⓒ 인터넷 화면 갈무리


또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글이 커뮤니티에 올라와 학교 앞 술집이나 카페로 손님이 모이기도 한다. 실제로 강원대 후문에 있는 한 카페의 경우에도 2004년 아르바이트생 오모(23)씨가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을 통해 인기를 얻으면서 더 유명해졌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간혹 일부의 글은 자작 글로 의심을 받기도 한다. 유명해지고 싶어서 거짓으로 글을 써서 올리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신공격성 비방 글은 문제


온라인을 통해 익명으로 운영되는데다 사람을 찾는 'OO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류의 커뮤니티 특성상 문제가 되는 것이 인신공격성 비방 글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방 글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가 커뮤니티 운영자를 비롯한 간부들이다.


'강원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의 운영자 herbpia는 "(커뮤니티 간부들은) 게시판 관리를 한다"며 "익명성을 이용한 악성댓글 등이 올라오면 지우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을 비방하는 글이 가장 자주 올라오고 특정 상점이나 학과, 교수를 비방하는 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막 수능시험을 마친 예비대학생들이 들어오는 새 학기면, 'OO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류의 커뮤니티도 더 북적일 것이다. 그때는 이타주의에서 비롯된 커뮤니티의 좋은 취지처럼 커뮤니티 간부들과 회원들의 노력으로 비방 글은 지양하고, 함께 고민해주는 따듯한 글로만 넘쳐나길 바란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6년 11월18일 작성.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

  1. Commented by 은재 at 2009/01/27 17:19

    저는 그래두 아날로그가 좋아요. 골목어귀, 두리번두리번, 꼬깃꼬깃...^^

    • Commented by Favicon of http://gobsibda.com BlogIcon 곱씹다 at 2009/01/27 20:38

      그럼요. 인터넷은 궁여지책일 따름이지요. ^^ 문득 학창시절에 편지를 건네곤 냅다 도망쳤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ㅋㅋ

  2. Commented by Favicon of http://www.pandawill.com/car-electronics-c50/car-dvd-player-c407.html BlogIcon car dvd player at 2011/10/08 11:30

    동양메이저건설

  3. Commented by Favicon of http://www.pandawill.com/video-game-c70/sony-ps2-accessories-c83.html BlogIcon ps2 memory card at 2011/10/08 11:31

    : (화를내며) 하지만 우리는

'총알'이 있어야 '총'을 쏘지

e s s a y 2007/07/06 02:24 posted by 곱씹다

햇살 좋은 봄날이면 공연히 마음이 설렌다. 그래서 솔로들은 이성친구가 없음에 탄식하고 커플들은 손만 잡고 길을 걸어도 웃음이 절로 난다.


멀리서 보이는 그녀인 듯한 모습에 처음 설레고, 함께 영화를 보며 울고 웃고, 함께 밥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고, 속상한 마음에 술친구가 돼 다독여 주고…. 어찌 행복하지 않을까.


그러나 유행에는 민감하면서 시대흐름에는 뒤처진 것일까? 아직까지 일부 남성들의 머릿속에는 '보수적인 사고'가 잔재해서 즐겁기만 해야 할 데이트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영화 보고 밥 먹고 차 마시고'


"오늘은 뭐 하지?" 영화 보고 밥 먹고 차 마시기. 커플들의 가장 전형적인 '데이트 코스'다. 그러나 매번 같아서야 되겠는가. 여자들은 준비된 '이색' 데이트를 좋아한다. 심리적으로 남자들보다 '색다르고 독특한 것'에 끌리는 여성들, 그렇다면 남성들은 데이트도 사전에 계획해야 한다.


언젠가 한 친구 말하기를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나서 생각해보니 소주방 밖에 기억나는 게 없더란다. 이래서는 안 되기 때문에 남자들은 교제 중반에 이르면 데이트 코스의 압박에 시달린다. "그녀랑 놀이동산을 갈까?, 아니야 바다를 보러 갈까??, 아 뭐 하지???" 여자친구와의 교제 초반에는 하지 않던 고민들이 이어진다.


"음……. 그럼 오늘은 그녀가 좋아하는 놀이동산을 가고, 주말에 영화 보고, 다음 주에 바다로 놀라가야겠다."


'총알이 있어야 총을 쏜다'


'총알'이 없으면 '총'을 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놀이동산'도, '영화'도, '바다'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럼 오늘은 그냥 영화보고,  놀이동산은 다음 달에, 바다는 다 다음달에……"


남녀가 평등하니 연애를 할 때도 '더치페이'가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지 일부 남성들은 여자친구와의 '더치페이'는 '더티페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연상'보다 '동갑'을 '동갑'보다 '연하'를 사귈 경우 이러한 '압박'은 더욱 심하다.


한 친구가 이런 일부 남성 중 한 명인 선배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친구 선배의 연애신조 중 첫 번째가 3만원이 없으면 이성을 만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녀가 만나서 손만 꽉 쥔 채 길을 걸으며 서로가 '내 사람'임을 자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데 조금 심하다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루 종일 손잡고 걷기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높은 굽의 구두까지 신은 여자친구라면 더욱.


실제로 나는 친구 선배이야기를 공감한 일이 있었다. 여느 때 그녀에게 먼저 만나자는 연락이 오면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뭘 입을까 즐거운 고민을 했겠지만 그 날은 달랐다. 지갑을 톡톡 털어 보니 손에 쥔 것은 시퍼런 지폐 두 장. 잠깐의 망설임 끝에 밥이나 먹자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결국 데이트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내 손목에는 애지중지 아끼던 시계가 없었다.


사실 밥 먹고 팥빙수를 먹는 시나리오까지는 좋았다.


"한 여름 도보로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 그녀의 집에 남은 돈으로 택시를 타고 바래다준다. 그리고 나는 까짓 한 시간 운동 삼아 집으로 가면 되겠다."


하지만 돌발 상황으로 내 지갑사정을 알 리 없는 그녀가 영화 보러 가자는 것이 아니겠는가. 결국 내 손목시계는 영화비 몫으로 '전당포'도 아닌 'DVD방 아르바이트생'에게 포로 아닌 포로로 맡겨졌다. 집으로 돌아오며 그래도 그 난감한 상황을 그녀가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에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 날 이후 친구 선배의 연애 신조는 내 연애신조가 되었다. 그래서 끼니는 거르고, 먼 거리도 걸으며, '만원의 행복 체험하느냐'는 이야기까지 들으면서 데이트 비용을 마련해야 했다.


'대화가 필요해'


일 년 여간 솔로로 지내며 '외로움'에 몸서리치고, '그리움'에 애꿎은 술잔만 부여잡던 내 친구에게 '봄'과 함께 '봄처녀'가 찾아오셨다. 내색하지 않지만 그래도 행복함이 묻어나는 친구 녀석도 벌써부터 앞서 언급한 데이트 코스와 비용의 '압박'을 느끼는 듯하다.


사람과 사람의 모든 만남에, 특히 '가깝고도 가까워야 할' 이성친구와의 만남에 진실한 '대화'보다 중요한 것이 있겠는가. 남녀를 불문하고 색다른 데이트 코스 준비를 위한 부담도 부실한 지갑사정도 서로가 대화를 통해 함께 해야 한다. 지금 당신 앞의 그녀, 또는 그와 '함께'라는 사실만으로 행복하기 위해.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6년 4월5일 작성.

  1. Commented by Favicon of http://www.pandawill.com/car-electronics-c50.html BlogIcon car electronics at 2011/10/08 11:31

    설계하는데 얼마나 걸리겠소?

  2. Commented by Favicon of http://www.pandawill.com/mobile-phone-c1/tv-phone-c3.html BlogIcon tv mobile phone at 2011/10/08 11:31

    요구사항을 담은 문서를 건네주었다.PM : 다섯명의 프로그래머를

아가씨와의 '첫 만남 성공 전략'

e s s a y 2007/07/05 05:20 posted by 곱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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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인상에서 모든일이 결정된다>. ⓒ 지식의 샘

“‘첫 단추’를 잘 채워야 한다”는 말이 있듯 처음이란 그만큼 중요하다. 첫사랑, 첫 키스를 평생 잊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에도 마찬가지다.

도서관에서 책 찾는 게 익숙하지 않아 헤맸던 적이 있다. 그때 눈앞에 놓인 숨 막힐 듯 많은 책이 “첫인상 몇 초 법칙, 첫인상 몇 초 혁명, 첫인상이 무엇을 좌우한다” 등이었다.

그때까지 첫인상이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지, 그래서 그렇게도 관련 도서가 많은지도 모르고 있었다. 애초에 빌리고자 했던 책은 잊어버린 채 냉큼 제목이 그럴 듯한 것을 한 권 골라 빌렸다.

첫인상에 관한 도서들은 대부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위해, 특히 가장 많게는 비즈니스 업무를 위해 나온 책들이었다. 철없던 그 시절 내가 비즈니스를 위해 책을 빌렸을까?

부끄럽게도 나의 목적은 아가씨와의 커뮤니케이션 성공 전략의 일환이었다. 아니, 이제 부끄럽지 않다. 그 시절의 독서는 훗날 비즈니스를 비롯한 대인관계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믿기에.


사실 대학 새내기 시절의 나는 그다지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겉돌며 방황하던 차에 뭔가 재밌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아가씨와의 만남. 먼저 닥치는 대로 소개팅과 미팅을 했다. 초반까지만 해도 그 횟수를 헤아렸지만 이젠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그때 쓴 소개팅, 미팅 비용이면 근사한 오토바이 한 대는 샀을 것이라 짐작할 뿐이다.


아가씨가 들어온다. 예쁘다. 늘씬하다. 딱 내 스타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4대 4 미팅. 경쟁자가 많다. 셋이라고 생각하는가? 틀렸다. 경쟁자는 자그마치 여섯이다. 이성과 만나는 모든 상황에서 최악은 내가 맘에 든 아가씨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차단당하는 것이다. 전혀, 절대 마음이 가지 않는 다른 아가씨 때문에 말이다.


이러한 상황을 모면하는 방법은 아쉽게도 없다. 열심히 기도만 할 수밖에. 다행스럽게도 이 위기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이제 경쟁자는 함께 온 셋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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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인상 5초의 법칙> ⓒ 위즈덤하우스

먼저 A군. 아주 신이 났다. 있는 말 없는 말 다해가며 자리의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절대 소외되지 마라. 함께 이야기에 동참한다. 친구가 웃긴 이야기를 하면 맞받아치며 옆에서 지원사격하라. 단 친구처럼 기관총 쏘듯 끊임없이 말하며 개그맨이 돼서는 안 된다.

다음 B군. 넋이 나갔다. 누가 봐도 괜찮은 그녀에게 홀려 감언이설을 줄줄 늘어놓는다. “정말 미인이시네요.”, “누구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듣죠?”, 우리는 결코 클럽 창단식에 온 것이 아니다.

이럴 때 슬슬 그녀의 트집을 잡기 시작한다. 단, 그녀가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 같은 말도 계속 들으면 싫은 법, 그녀가 살짝 심통이 날 무렵 그만둬야 한다. 나 역시 고교 시절 어설픈 이론에 치고 빠지질 못해 한 가녀린 아가씨를 울린 기억이 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친구들한테까지 화가 미칠 수 있다. 조심 또 조심.

이제 그녀와 조금 친해졌다 싶으면 은근슬쩍 칭찬을 하라. 절대 B군 같은 칭찬은 금물이다. 그녀라면 익히 들었을 그런 칭찬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다른 것을 찾아라. 대개 미모의 여성에겐 성격을 칭찬하는 것이 좋다. “참 생각이 있는 사람 같다.”,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솔직하다”는 칭찬은 단연 매력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C군. 90년대 “모래시계”의 ‘최민수’를 보는 듯 잔뜩 무게를 잡고 도무지 말을 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초특급 꽃미남이 아닌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다행히 초특급꽃미남의 경우 진작 연예계로 데뷔했거나, 여자친구가 있어 확률상 극히 드물다. 우리가 그녀를 만나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것도 그러한 이유일 테니.

이 소외된 ‘최민수’를 챙길 필요가 있다. 그는 혼자 얼마나 심심하겠는가. 이렇게 C군을 챙기며 그녀에게 성격 좋고 다정다감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 고로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일거양득’이다.


이제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친구들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좋은 형수로 보답하면 되는 것이오, 좋은 형수의 좋은 친구를 소개해주면 되는 것이라 자위한다.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2046>을 보면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실로 그렇다. 앞서 언급한 것들을 시의적절하게 잘 사용한다면 약이요, 오용한다면 독이 될 것이다.


겨울의 문턱, 불현듯 찾아올 아가씨와의 첫 만남에 조금이나마 좋은 약이 돼 따뜻한 나날이 되길 바란다.
 

언젠가부터 ‘아가씨’라는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당장 국어사전을 뒤져보자. ‘아가씨’란 “시집가기 전의 젊은 여성을 대접하여 이르는 말”이라 나와 있을 것이다. 아마도 매체를 통해 좋지 않게 쓰인 것에 익숙해져 그런 듯싶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인지라 그대로 썼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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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05년 11월19일 작성. 

한림대 인터넷미디어 전공 웹진 '도발(http://masscom.hallym.ac.kr/dovarl/ 
)'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