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월 춘천에 가려고 하다가 못 가고 말았다. 나는 성심여자대학에 가보고 싶었다. 그 학교에 어느 가을 학기, 매주 한 번씩 출강한 일이 있다. 힘드는 출강을 한 학기 하게 된 것은, 주 수녀님과 김 수녀님이 내 집에 오신 것에 대한 예의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사연이 있었다.”
지난 25일 별세한 고(故)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인연’에는 이렇듯 춘천에 대한 동경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천득 선생은 왜 그토록 춘천을 그리워한 걸까요.
피천득 선생이 열일곱 때 처음 동경을 방문했습니다. 이때 그는 성심여학원 소학교 일 학년인 아사꼬의 집에 머물렀는데, 아사꼬는 그를 오빠같이 따랐습니다. 그가 동경을 떠나던 날, 아사꼬는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 작은 손수건과 작은 반지를 이별의 선물로 줬습니다.
그 후로도 피천득 선생은 두 번 더 아사꼬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 한국전쟁이 지나고 그가 세 번째 동경을 찾았을 때는, 그만큼 세월도 흘러 아사꼬는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고 난 뒤였습니다.
결국, 아사꼬를 향한 피천득 선생의 애틋한 마음은 아사꼬가 다니던 성심여학교로, 다시 당시 캠퍼스가 있던 성심여자대학(현 한림대캠퍼스)에 대한 동경으로 옮겨온 겁니다.
피천득 선생은 아사꼬와의 '인연'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면서 수필을 끝맺습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여러분은 춘천과 어떤 '인연'이 있나요? '옛사랑과의 데이트', '대학시절 엠티', '홀로 떠난 여행',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추억'을 인터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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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춘천 가는 기차>의 운행을 시작합니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7년 6월5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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