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사람 잡는다’

c o l u m n 2007/07/05 01:10 posted by 곱씹다
상업주의에서 비롯된 방송 사고



출연자, 시청자를 잡는 방송이 이제 무섭기까지 하다.


얼마 전 KBS '도전지구탐험대' 촬영을 위해 컬럼비아 야르보 부족 체험에 나섰던 개그맨 장정아씨가 애너콘다에 물리는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다시 한 번 방송의 안전 불감증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결국 지난 30일 '도전지구탐험대'가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도전지구탐험대'에서는 지난 99년 탤런트 김성찬씨가 라오스 오지로 촬영을 다녀왔다가 뇌성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한 일이 있었다, 그럼에도 7년간 프로그램을 더 이어오다 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프로그램 폐지의 이유 또한 시청률 하락과 광고판매율 감소로 이미 사건 전에 검토되었던 부분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김성찬씨 사망에도 지금껏 프로그램을 유지해왔고 유사한 사고가 거듭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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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가요콘서트 홈페이지 ⓒ 인터넷 화면 갈무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상주참사까지 발생, 시청자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지난 달 MBC '가요콘서트'의 상주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공연장 입구로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일어나 1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던 것이다.

테러도, 조류인플루엔자도 아닌 상상하지도 못했던 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MBC는 '가요콘서트'를 폐지하고 '가요큰잔치'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기획해 대체했지만 상주참사의 악몽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또 지난 29일 성기노출 사고로 물의를 빚었던 MBC '음악캠프'는 옷만 갈아입은 채 돌아왔다. 달라진 점이라면 방송 사고에 대비, 3분의 시간차를 두고 중계할 뿐 이름만 바뀐 것이다. 이에 제작진은 '축하메시지' 등과 같은 방법을 통해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태도를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이에 가요콘서트와 음악캠프의 방송사인 MBC는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가 SBS '8시 뉴스'와의 시청률 경쟁에서 뒤처지는 등 회사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물론 다른 요인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두 번씩이나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대가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방송 실태가 이러하다. 작년 성우 장정진씨 사망부터 최근 가수 겸 탤런트 서지영씨 '연애편지' 촬영 사고까지 위험한 소재들을 다루면서도 안전대책에는 미비한 것이다. 이는 프로그램의 안전보다는 자극적인 소재를 통한 시청률에만 연연하는 방송사들의 상업주의 탓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들은 미디어 윤리를 각성하고 전철을 밟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5년 11월19일 작성. 

한림대 인터넷미디어 전공 웹진 '도발'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