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으나, 이제 감히 많은 것을 바랍니다

e s s a y 2007/07/04 23:57 posted by 곱씹다

'여의도'로 띄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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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원국회의사당 전경 ⓒ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


저는 정치를 잘 모릅니다. 정치하시는 분들보다 똑똑하지도 학벌이 좋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감히 대한민국을 더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춘천에서 살고 있는 저는 기차를 타고 청량리역에 도착하곤 합니다. 정치하시는 분들, 청량리역을 찾아보셨는지요? 찾아보셨다면 그곳 구석구석에 쓰러져있는 노숙인들은 보셨는지요? 다시 묻겠습니다. 압구정, 명동에 있는 명품관을 찾아보셨는지요? 찾아보셨다면 주차장에 즐비한 외제차들은 보셨는지요?


저는 봤습니다. 역전과 지하철에 누워있는 배고픈 노숙인들을, 명품관에 들어가고 나오는 외제차들을 말입니다. 분명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가피한 빈부의 격차이며, 때문에 부유층의 소비는 자유라 말씀하시겠지요. 빈곤층의 소외는 게으름의 탓이요, 그럼에도 국가는 사회복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씀하시겠지요.


교과서 읽는 소리는 필요 없습니다. 저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빈곤층 없이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 살자고 떼를 쓰지 않습니다. 부유층의 소비까지 규제하자고 억지를 부리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을 생각하는 정치를 바랍니다. 세상에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돈이 아닌 사람이라 믿는 까닭입니다. 아직 순수해 믿고 앞으로도 순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사람을 보세요. 진정 사람을 사랑해주세요.


21세기에 대한민국은 단기간의 산업화와 세계화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먼저 선배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지난날 너무도 급히 달려온 대한민국은 사람보다는 돈을 진리로 깨닫게 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다수의 이익을 옹호하고 돈과 권력이라는 힘을 가진 자들의 입장을 옹호해 왔습니다. 그릇됐습니다. 참말 그릇됐습니다.


그렇다고 흉내 내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옳지도 않습니다. 선거 때나 연말연시에만 불우이웃성금을 내고 양로원, 고아원을 찾아 사진 찍는 것 따위는 원치도 옳지도 않습니다. 친환경이 어쩌고 떠드시며 주말이면 아름다운 우리 산을 깎아 만든 골프장에서 열심히 운동하시는 그런 모습도 사양합니다.


오늘날의 국민들은 똑똑합니다. 정치하시는 분들의 할리우드 액션 정도는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권력만 무서워 마시고 국민이 무서운 줄도 아세요.


이제 저는 감히 많은 것을 바랍니다. 소수의 이익과 돈과 권력을 지니지 못한 약자들의 입장을 옹호해 주세요. 아니, 대변해주세요. 그것이 정치하시는 분들의 몫입니다.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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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05년 11월18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