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며 곱씹은 치매, 그 '가혹함'

c o l u m n 2007/07/16 18:48 posted by 곱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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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목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 ⓒ KBS


월요일과 화요일, 또다시 사극 열풍을 몰고 온 MBC 드라마 <주몽>과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돌파하고 있는 KBS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 틈에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SBS 드라마 <천국보다 낯선>.

수요일과 목요일, SBS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의 인기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KBS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


이처럼 각각 다른 날 방영 중인 <천국보다 낯선>과 <투명인간 최장수>는 엄연히 다른 상황이지만 공통적으로 치매라는 소재를 통해 극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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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화드라마 <천국보다 낯선>. ⓒ SBS

<천국보다 낯선>과 <투명인간 최장수>에서 치매는 극의 발단, 전개


유사가족형태를 통해 진정한 가족애를 그리고자 하는 <천국보다 낯선>은 산호(엄태웅 분)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 복자(김해숙 분)의 병원비를 떠넘기려고 입양서류를 조작해 캐나다에 있던 윤재(이성재 분)를 한국으로 데리고 오며 드라마가 시작된다.

다시 말해, 산호와 윤재가 유사가족을 이루게 되고, 윤재와 희란(김민정 분)이 캐나다에서의 인연이 계속될 수 있던 매개체는 어머니의 치매라는 것이다.


이 시대에 소외된 아버지의 모습과 가족 간의 사랑을 조명한 <투명인간 최장수>는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 형사라는 직업을 갖고 가족을 위해 살다,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가장 최장수(유오성 분)와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때문에 여기서는 극의 전반에 걸쳐 최장수의 병인 알츠하이머 즉, 치매가 드라마를 전개한다.


이렇듯 <천국보다 낯선>과 <투명인간 최장수>에서 치매는 각각 극의 발단이기도 하고, 극을 전개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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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머리 속의 지우개>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내 머리 속의 지우개>로 친숙하게 다가온 알츠하이머


주위에서 치매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치매가 다가온 계기는 언제부터였을까?


2004년 가을에 개봉한 손예진, 정우성 주연의 멜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통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내 머리 속의 지우개> 흥행 이후 치매보다 알츠하이머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됐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인데 뇌의 신경세포가 퇴화, 축소돼 건망증과 혼돈상태를 거쳐 인격장애와 치매에 이르는 불치병이다. 전체 치매 원인 중 60% 이상이 알츠하이머고 65세 이상 노인의 10% 이상이 앓는다고 한다.



현실에선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가족에게도 더 가혹한 병


드라마와 영화에서 극의 발단으로, 극을 전개하기 위한 매개체로 다루는 치매는 사실 현실에 비해 덜 가혹해 보인다.

예컨대, SBS 월화드라마 <천국보다 낯선>에서 치매에 앓는 어머니 복자(김해숙 분)는 아들을 남편으로 착각하고 길을 잃어버리기 일쑤지만, 그래도 귀여운 캐릭터로 그린다.

또 역시 치매를 소재화한 영화 <노트북>에서 치매에 걸린 앨리(제나 로우랜즈 분)는 남편을 비롯해 남편과의 추억을 기억하지 못할 뿐 평범한 노인의 모습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치매는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보다 더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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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을 극복하는 노부부의 사랑이 아름다운 영화 <노트북>. ⓒ CJ엔터테인먼트


치매를 앓으시던 할아버지를 안아드리지 못한 어린아이

실제로 나는 노인성 치매를 앓으신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치매만큼 가혹한 병도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

항상 집은 쓰레기로 쌓여있었고, 불도 나기 일쑤였다. 그만큼 할아버지는 위험에 놓여있었고, 가족들은 늘 노심초사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더 가혹한 것이 태어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할아버지는 치매를 앓으시는 모습이라는 사실이다. 당시 예닐곱 살이던 나는 치매를 앓으시는 할아버지가 무서워 좀처럼 가까이하지 않았다. 때문에 어릴 적 손자를 부르며 다가오시던 할아버지를 안아드리지 못한 것이 아직도 후회가 남는다.

물론 이런 상황은 치매가 더 심각해진 후의 일이지만, 현실에선 드라마나 영화에서보다 가혹한 병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에밀 아자르는 그의 장편소설 <자기 앞의 생>에서 “생은 소멸되고 기억은 망각된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생의 소멸 전부터 기억을 망각시켜버리는 치매야말로 가장 가혹한 병인 셈이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6년 8월24일 작성. 


<야후미디어> 'e세상기자 뉴스'에도 실렸습니다.

  1. Commented by Favicon of http://www.pandawill.com/video-game-c70/sony-psppspgo-accessories-c74.html BlogIcon psp accessories at 2011/10/08 11:31

    (가볍게 한숨을 쉬며) 그 경우에는 시스템이 결코 완성되지